오늘은 구원의 신비와 하나님의 크신 자비에 대해 함께 깊이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는다'는 기독교 신앙의 기본 가르침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6) 이 말씀 속에는 예수님만이 우리의 길이시며, 진리시고, 생명이심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사도행전에서도 “다른 이름으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사도행전 4:12). 이 말씀들은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확신을 주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4장 6절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도행전 4장 12절의 말씀은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님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던 유대인 제사장들과 사두개인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즉, '예수를 믿어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이 말씀은 예수님을 이미 잘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한 말입니다.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를 믿어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이 말씀을 접할 때마다 우리 마음속에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알지 못한 사람들, 예수님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지옥에 가는 걸까요?
이 질문은 비단 우리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이 질문은 기독교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신학자들과 신앙인들이 고민해 온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를 인도해 준 것 중 하나가 바로 가톨릭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제시된 가르침들입니다.
1962년에서 1965년 동안 이뤄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톨릭 교회의 중요한 회의로, 이때 나온 가르침 중 하나가 바로 Lumen Gentium이라는 교회 헌장이었습니다. 여기서는 구원은 분명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예수님을 알지 못했더라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하나님의 자비가 너무나 크시기 때문에, 그분은 우리 이해를 초월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공의회에서 발표된 Nostra Aetate라는 타종교에 대한 선언에서는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강조합니다. 그들도 진리를 추구하고 선한 삶을 살려고 노력할 때,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들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하느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보고 계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톨릭의 가르침들이 우리 개신교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진리를 찾고자 선한 삶, 착한 삶을 살았을 때, 그들에게도 구원이 주어질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구원과 천국은 오직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자비를 신뢰하며, 그분의 뜻을 겸손하게 기다리는 것입니다.
성경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 방식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사도행전 17장 30절에서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간과하셨거니와 이제는 어디든지 사람에게 다 명하사 회개하라 하셨느니라”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간과하셨다”는 말은 “overlooked,” 즉 너그럽게 용서하셨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알지 못했던 시대의 사람들에게도 자비를 베푸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이 사도행전 17장 30절의 구절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고 있을까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을 그들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알지 못했던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이 선한 양심으로 살고, 진리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의 품으로 불러 주실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마태복음 24장 14절에서 예수님은 "이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어야 하리니 그때에야 끝이 오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을 기회가 없었고, 따라서 그들의 구원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또한 복음이 세상에 전파되지 않았던 과거,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 확실합니다. 따라서 그들의 영혼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믿지 않았거나 믿지 않는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없다는 건가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 속한 영역을 우리의 제한된 지식과 이성으로 어찌 재단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예수님의 복음을 믿고 따르려 애쓰지만, 과연 얼마만큼 믿어야 하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습니다.
우주를 연구하는 천체물리학자들에게 “우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면, 그들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조금이라도 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 질문은 마치 “당신은 기독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라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를 정도로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확실히 아는 한 가지 진리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고백하는 하나님은 사랑하는 하나님이시다”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분의 품으로 부르시고, 우리의 이해를 초월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베푸십니다. 우리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우리의 마음이 헤아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분명해집니다. 우리는 세상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부활을 증언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말과 행동을 통해, 예수님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 되심을 세상에 고백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진리, 그것은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한 삶의 길, 사랑의 길을 따르며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 이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리고 이러한 삶의 여정 속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받드는 우리와 예수님을 모르는 자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구원의 길로 인도하실지는 그분께 맡겨드립시다.